나홀로-황악산-눈-산행
* 일 시 : 2011. 12. 18.(일)
바깥날씨가 꽤나 차다.
집에서 베란다 밖으로 바라다 보이는 황악의 설경이 자꾸만 또 마음에 충동질을 해댄다.
주말이고.. 딱히 할 일이 많지 않아 좀 여유로운 시간이다.
추워도 다녀와야지 마음이 편안할 것 같아.. 단팥빵 이랑 과일, 물만 조금 챙기고 나서는데..
아침부터 차가 말썽이다.
그러잖아도 출발이 늦은 것 같아서 마음이 조급한데..
날씨가 추워지니 성치 않은 밧데리가 또 방전이 되었다..
서비스를 불러 얼른 충전을 하고 출발이다. 집을 나서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홀로인것이 때로는 외롭고 쓸쓸하지만 이럴땐 혼자인게 너무 좋다 ㅎㅎㅎ
직지사 입구에는 포항에서 온 산악인들이 표를 사고 있었다.
부산에서도 한 팀 내리고..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조금 있다 ^^
걷기 시작이다. 머리에 잡다한 생각들이 하나 둘 얼기설기 자꾸만 떠오른다.
무념 무상하여야 할터인데..어찌 이리 생각의 생각들이 자꾸만 삐죽이 고개를 처들어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는지 모르겠다. 떨쳐버리기 위하여 조금 속도를 내본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등줄기에서도 땀이 쪼르륵 흐르는 느낌이 든다
할닥고개 계단을 열심히 오르고.. 잠시 쉬면서 가지고 온 빵을 먹고..
다시 기운을 내서 오른다. 여자 혼자 온 것이 대견(??)한지 사람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한다
기분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ㅎㅎㅎ 8부능선까지는 눈이 없다.
그 구간이 지나자 하얀 눈꽃들이 눈과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아름다움을 카메라 렌즈로 다 담을 수 없음이 안타깝다. 아이젠을 챙겨 신고..
기분이 좋아져서 힘든줄도 잊고 걸음은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간다.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움이란.. 감동의 물결이다~~
힘든 오름의 고통이 없었더라면 이 아름다움이 아마도 조금은 덜 하였을지도 모르겠다..
힘겹게 오른만큼 그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아침에 신랑이 혼자 황악산에 오른다고 어찌나 걱정을 하던지,.
. 함께와서 보았더라면 더욱 더 좋았을 텐데...
내 이기적인 생각이 즐거움을 나한테만 한정시켜버렸다
미안한 마음도 든다.. 하지만 부부라도 떨어져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함께 생활을 하지만.. 생각을 모두 일치 시킬수 없기 때문에..
거문고 현이 따로 떨어져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내듯이..
부부라는 존재도 서로의 생활을 존중해 줄때 더 아름다울 수 있지 않을 까 생각을 해 본다.
홀로 떠난 황악산의 눈꽃산행이 어지러운 마음을 정리하고
또다시 생활의 공간으로 돌아와서 더욱더 활기찬 삶으로 이어지길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