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의-시간을-담다-
* 일 자 : 2014.8.10.
지은이 : 구본창
펴낸곳 : 컬쳐그라퍼
~ 프롤로그 ~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을 말굽자석을 앞에 갖다 놓고
공명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한쪽을 두드리면 다른 한 쪽이 공명을 일으키며
웅웅 소리를 반복하던 두 개의 말굽자석,
그때의 놀랍고도 아름다운 소리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나의 바람도 결국 그런 사진적인 공명이다
나는 내가 찍은 사물과의 교감이 일종의 에너지처럼 필름속에 스며든다고 믿는다
* 기억에 남는 구절들
- 드라마틱하고 규모가 큰 것 보다 잘 들리지 않는 떨림이나 사소한 일상이
아름답게 빛나는 순간들, 삶의 표면 아래 감춰진 자국들에 마음이 간다
- 어린시절부터 오래도록 단단하게 각인되어 온 그 흔적들을 확인하고 찾아내는 작업.
나의 일이란, 어쩌면 그런 것이다
- 인생이란, 징검다리를 건너듯 하나하나 이어진 사람들과의 만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인생이란 각자 자신의 카펫을 짜는 일과 같다. 비록 그것이 완성되지 못하더라도...
- 존재했던 모든 생명체는 부패하고 사라지고 재생되고 순환한다
그리고 그 시간과 삶이 지나간 자리에는 상처와 흔적이 남는다
-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남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세상은 아무런 대가 없이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 주변의 작은 목소리를 듣고 대화하기 위해서는 애정이 필요하다.
따뜻한 눈이 있어야 보이고 읽힌다.
아마도 나는 이런 애틋한 감정과 기억들을 기록하고 간직하려고 사진가가 된 모양이다.
- 사물이 빠져나간 자리, 비어 있지만 채워져 있는 존재감, 무언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란진 듯한 느낌, 세월의 더께를 짙게 드리우고
그것을 담고 있는그릇, 나는 이런 것들에 집착한다.
담겨 있던 존재의 온기와 흔적을 감싸 안은 채 마치 숨 쉬고 땀 흘리는
인간의 피부처럼 자신만의 체취를 지니고 있는 그 공간과 그릇들은 내가 항상 추구해 온
'사소하고 일상적이며 사라져 가는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주제이다.
- 가끔은 내가 무엇을 위해 이런 고독한 싸움을 하는가 반문할 때도 있다. 하지만 대답은 언제나 같다.
내 자신을 지속적으로 계발하고 확인 하는 작업이 즐거울 뿐이다.
남에게 보여 주려는 것도 유명해지려는 것도 아닌,
언제나 남다른 것을 찾아내고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나를 채찍질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끄러운 공간이나 장소에 있으면 왠지 마음이 불편해짐을 느낀다
고요히 있는 것이 좋다, 무엇을 애써서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꽉 찬 충만감 같은 것을
느끼고 싶은 생각들이 아마도 이 책을 선택하게 된 배경이 되지 않았나 싶다
참 특이한 제목이다~ 어찌하여 공명의 시간을 담는다는 말인가~
시간이란 무형을 것을.. 공명이란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인데..
책을 읽으면서 몰입을 하게 만든다.
작가의 그림과 사진 글들이 잠시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의 마력을 지녔다고 할까
낡고 작고 사소한 것들. 남들의 순에 쉽게 띄이지 않는것, 생명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무생물의 것들이 작가의 카메라 렌즈에 잡히면 그것은 하나의 생명체로 바뀐다
책을 읽는동안 참 독특하다~ 어떻게 이런 것들을 카메라에 닮을려고 하셨지..
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만든다~
눈으로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닌 각각의 사진에서 사람의 심장을~
뇌를 뛰게 만드는 그런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때가 꼬질하게 끼고 다 닳아 없어져가는 비누조각, 사물을 담았던 빈 상자에 남겨진
옷핀과 작은먼지, 네모난 콘크리트벽 속에 곰팡이가 핀 넘의 주차공간,
헤지고 떨어지고 한 낡은 카메라 가방,표정을 가늠하기 힘든 탈의 모습,
자기자신의 얼굴,손,발,팔등에서 느껴지는 열두번의 한숨....
정말 무수히 많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그런 것들이 작가의 카메라에서 살아 숨을 쉬고 있다
그리고 30년동안 사진의 몰입에서 담은 공명들을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그 느낌을 전달하고자
하는게 작가의 뜻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공명이란 울림이 아닐까~ 사람들 누구에게나 가진 소질과 재능이 다르듯이..
그것을 어떻게 빨리 알아차리느냐 하는것은 작가처럼 끊임없이 부딪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느꼈다
그리고 그 재능을 찾아서 어떤 수단이던 방법으로 그것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향할때
그 빛은 찬란하게 빛날수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