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산행(황악산 1,111m)
* 일 자 : 2024.01.01.(월)
* 산행코스 : 극락전주차장 - 운수암 - 정상 - 운수암 - 주차장(원점회귀)
2023년을 보내고 2024년을 맞이하였다.
예전같았으면 아침 신년해돋이를 본다고 새벽같이 일어나 산에 갔을텐데 이제는 몸도 마음도 예전같지
않아 신새벽에 일어나 일출을 보겠다고 나설 용기가 없다
아침에 일어나 늘 하던것처럼 요가로 몸을 풀고 늦은 아침을 먹고나니 생각이 좀 바뀌었다
새해가 밝았는데 일출은 보지는 못했더라도 집에서 뒹굴거릴려니 몸에 좀이 나는것 같아서
산행나갈 준비를 한다
과일 몇개, 물 2통, 스틱, 아이젠 챙기고 겨울모자, 장갑, 넥워머를 하고 집을 나섰다
아직 몸이 다 낫지도 않았는데 무리한 산행을 한다고 신랑은 걱정이 늘어졌다
하지만 아프다고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마냥 느슨하게 보내고 싶지 않은 생각들이 이 한겨울에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서고 산에 오르게 하였다
정말 마음같지 않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극락전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운수암까지 가는데 왜그리 발걸음이
무거운지.. 호흡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고 숨이 차오른다. 괜실히 힘들게 나섰나 하는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돈다
시작을 했으니 다시 돌아가기가 싫어서 꾸역꾸역 걸어본다.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자꾸만 되내여본다. 좀 느리더라도 지금 나의 목표는 황악산 정상까지 가는것이다 하면서 말이다 ㅎ
가다가 쉬다가를 얼마나 반복을 하였는지.. 하품은 왜그리 많이 나는지.. 내 몸이 피곤하다고 자꾸만 신호를 보낸다
그렇지만 힘들면 조금 쉬었다가 또 걷고, 또 힘들면 과일하나 내서 먹고...
신년 첫날이라 그런지 산을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이 꽤 있다.
아무말없이 그냥 지나치는 사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사람,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하는 사람..
작은 말한마디에 용기를 내어 다시 오름을 이어갔다. 바람도 없이 날씨가 포근하다. 춥다고 꽁꽁싸매고 나왔는데
깔닥고개 넘어서니 몸에서 땀이 나서 겉옷은 벗어 가방에 넣어두고 또 걷는다
햇볕이 좋아서 눈꽃을 볼수 없을것 같았다. 정상찍고 내려오시는 분들이 부지런히 올라가면 눈꽃이 예쁘다면서
빨리 올라 가라고 하신다. 마음은 빨리 가고 싶지만 몸이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햇볕이 이렇게 좋은데 눈들이 벌써 다 녹아지고 없을것 같았다. 오늘 목표는 그냥 정상만 찍고 오는것이다
중턱쯤 올라서니 간간히 눈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닥에 눈도 제법 쌓여 있어서 아이젠을 하고 스틱도 꾹꾹 누르면서
한발짝씩 옮겨본다. 몸이 천근만근같다. 내 몸이 이렇게 저질체력인가... 운동을 너무 안한건가.. 나이탓인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를 수없이 대뇌이면서 걸음을 옮겨본다. 왜 이렇게 고집스러운 마음이 드는것일까
힘들면 멈추고 내려오면 그만인것을 ㅎ. 아마도 오늘이 새해 첫날이기 때문이 아닐까.. 새해 첫날 꼭 황악산 정상을
찍고 싶은 오기가 발동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예전같으면 3시간 30분정도면 산에갔다가 내려올 시간인데
5시간 가까이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정상을 찍은게 어디인가..
몸이 고단할지라도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을 이루어냈다는데 촛점을 맞추고 싶다. 정말 용기백배 지구력 끝판왕 ㅎ
오늘 나의 이 고단한 마음과 몸으로 무엇인가를 이루어 낸 용기가 나를 둘러싼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희망이 될수
있기를 작은 소망하나 품어본다
고생한 덕분인지 정상부근에 녹지 않은 눈꽃을 감상할 수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이제 몸생각하자~ 너무 욕심내지도 말자~ 쉬엄쉬엄 가면 어떠랴~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가 내자신에게 칭찬
하여 주면서 말이지^^ 오늘 억지 산행으로 느낀것이다 ㅎ
새해에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 보내자 다짐해본다 ^^ 오늘 참 수고 많았다 쓰담쓰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