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등산

무주 덕유산(향적봉 1,614m) 산행

행복,사랑 2024. 1. 21. 18:03

* 일       자 : 2024. 1. 20.(토)

* 산행코스 : 구천동주차장 - 구천동탐방지원센터 - 신대휴게소 - 백련사 - 향적봉 - 백련사 - 구천동주차장

* 동행 : 시청산악회 회원 6명, 외부 1명

 

  신년을 맞이하고 첫산행이 관내 황악산이었다.

두번째 산행으로 무주 덕유산이다. 지금보다 좀 더 젊은시절에는 덕유산 여러코스로 산행을 했었다

몇년동안 장시간 산행을 해 본적이 언제였던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함께 겨울산행을 나선지가 가물가물하다

내 몸상태가 예전처럼 산행을 할수 있는 체력이 되지 않지만 그래도 모처럼 회원들과 함께 겨울산행을 하고 싶어서

동참하였다

아침 6시 30분 출발인데 새벽 3시 30분쯤 잠이 깨어 이리저리 뒤척인다.

잘 갈수있을까 걱정이 앞서서일까 한번 잠이 깨고 나니 다시 잠이 들지 않는다.

2시간여동안 몸을 이리굴리고 저리굴리고 하다가 일어나 산행채비를 하였다

따뜻한 물 보온병에 하나 담고 점심도시락은 간단히 유부초밥, 물 한병, 사과 한개, 간식거리(소세지,초코렛),

아이젠, 스패츠, 스틱,  겨울장갑 2개, 넥워머 2개

산행을 하면 다 젖을테니 간단히 세수하고 화장도 간단히 하고 깜깜한 어둠이 아직 머물고 있는 집을 나서 집결지로 가니

회원이 아직 다 나와있지 않았다. 정시가 되니 모두 집결되어 9인승 레스타에 7명이 오붓하게 타고  산행지로 향하였다

여직원은 나 혼자.. 잠을 못자서 가는동안 잠을 청하려고 하였는데 옆에 앉은 직원이 연신 말을 걸어와서 수다떨면서

무주까지 왔다 ㅎ 

출발할때부터 내린비가 멈추지 않고 계속 내린다. 비인지 눈인지 헷갈릴정도의 날씨이다

우의를 가지고 오지도 않았는데 직원이 일회용 우의를 하나 챙겨줘서 일단은 받아 가방에 넣고 출발이다

입구에서 단체 인증샷하고 천천히 걸어간다. 오늘 코스는 A.B로 나뉘어져 있다. 난 물론 B코스로~

같이 A코스로 가자고 하지만 내 체력을 알고 있기에 무모한 용기를 낼수가 없었다

오늘 코스는 원점회귀라 천천히 오르다가 힘들면 내려올테니 걱정말고 먼저들 가라고 하고는 내 페이스에 맞게

천천히 발을 떼어본다. 함께온 직원들 모두 젊고 산행을 계속하여 몸이 만들어져 있다보니 잘도 간다

그들이 부럽지만 따라 갈수도 없고, 속도가 맞지 않는데 같이 가자고 붙잡기도 미안하고 해서 기다려 주는 직원을

애써 손사래치면서 어서어서 가라고 하였다

주차장에서 백련사까지 지루한 길이 계속이어진다. 비가 눈으로 바뀌고, 바닥에는 하얀 눈들이 소복소복 쌓여간다

제설차가 한대 지나간다. 백련사에서 눈을 치우고 내려가면서 모래도 뿌려 놓았다

무주구천동 33경이 눈에 덮여 제대로 제 모습을 다 자랑하지 못하고 있다. 눈이 많이 내려서 그런지 구천동 계곡으로

쏟아져 내리는 물의 양이 엄청나다. 명경지수처럼 맑고 깨끗하여 보는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출발점에서 함께한 직원들은 점점멀어지고 보이지가 않는다. 혼자가 되었지만 그리 외롭다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리는 눈과 설경들을 감상하면서 쉬엄쉬엄걷고 단체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인사도 건네받고 하면서..

백련사까지 지루한 길을 지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아이젠을 하고 가파른 길을 계속 오른다

이제부터는 계속 오름이다. 힘들면 조금 쉬었다 가고 하면서..혼자 걸으니 부담이 적다 

내 걸음에 맞게 걷고, 힘들면 쉬고하면 되니 말이다. 눈이 쉼없이 계속 내리고 있다. 멋진 설경에 눈이 호강이다

사진도 많이 찍고 싶지만 손이 너무시리다. 한번 장갑에서 나온 손을 축축한 장갑에 다시 넣을려고 하니 여간

힘이 든게 아니다. 가죽장갑이 아니다보니 내리는 눈에 장갑이 완전 다 젖어버려서 차가운 공기에 손끝이 아려온다

그래도 간간히 아름다운 설경을 눈으로만 담기에는 아까워 시린손이지만 꺼내어 셀카를 해본다

중간에 장갑이 너무 젖어서 새로운 장갑으로 바꾸어 끼고 다시 출발이다. 정상 1KM 전쯤에서 앞서간 직원의 전화가

왔다. 정상에 바람이 너무 쎄고 힘드니 안 오시는게 좋겠다고 한다. 다른 직원은 오고 싶으면 오셔도 된다고 한다 ㅎ

A코스는 한분만 앞서서 가고 다른 분들은 모두 향적봉만 찍고 내려온다고 한다 

나때문에 그 춥고 날카로운 바람이 부는곳에 기다리게 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나혼자 정상까지 갔다가 내려가기에는

또한 직원들을 아래에서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할 것 같아서 정상은 가지 않기로 마음먹고 발길을 돌려 내려왔다.

정상을 꼭 찍고 내려와야된다는 것보다는 내 건강을 먼저 생각하고 함께한 직원들께 민폐를 끼치지 말자는게 우선이었다

예전같았으면 산에오면 정상은 반드시 찍고 내려와야 직성이 풀렸지만 이제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았다

꼭 정상을 밟지 않아도 된다.. 정상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정상을 찍지 않았다고 하여

나의 자존심이 상하는것도 아니다. 아프고 나서 그리고 나이를 하나둘씩 먹어가면서 조금씩 내려놓자는 생각을 하니

꼭 정상을 고집할 필요는 없는것 같다

내가 할수 있을때는 포기하는게 맞지 않지만 할수 없을때는 빨리 마음을 바꾸어 먹는게 건강에 이로운 법이니

앞으로는 그렇게 살아가기로 하였다

이제는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지 말자. 이만큼해도 정말 잘한것이다.

함께 산에 올랐는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산행 마치고 내려오니 A코스로 간 직원은 벌써 내려와 차안에서 혼자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직원이다 ㅎ

모두들 눈산행으로 옷과 신발이 다 젖어서 한기를 느끼고 있었다

무주 맛집에 들러 해물갈비짬뽕과 탕수육으로 산행추위를 좀 가시고 차안에 히터 빵빵하게 틀고~~

김천으로 돌아왔다. 아침 6시 30분에 만나 저녁 6시 30분에 헤여졌다. 12시간동안 함께 시간을 보냈다

각자 산행에서 보고 느낀것은 달라도 우리는 모두들 아무탈 없이 무사히 겨울산행을 잘 마치고 왔다는 것에

충분한 만족감과 쾌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새해에는 살도 조금 더 빼고 산행도 좀 더 자주하자 마음먹었다.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