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등산

영동 백화산(한성봉~주행봉)

행복,사랑 2024. 2. 19. 21:15

* 일       자 : 2024. 2. 17.(토)

* 산행코스 : 반야교- 편백숲- 한성봉(933m) - 부들재 - 칼바위능선(3.7km) - 주행봉(874m)- 조망바위 - 반야교

 

 올해 부터는 슬슬 산행을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한달에 한번 정도는 산에 가야지 마음을 먹고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산행에 나섰다

지난달 덕유산 산행은 설경에 취하여 정상에 가지 않아도 아쉽다거나 후회되지 않은 산행이었다

이번달 산악회 정기산행은 신청자가 너무 적어서 마음 맞는 몇몇이서 상주 백화산으로 향하였다. 날씨 좋고~~

2015년도 경상북도 합동산행으로 백화산을 왔었는데 그때 기억으로는 그리 힘들다 생각이 없어서 그냥 오르면 되겠거니

생각을 하였는데 상상을 뛰어넘었다. 산행지도를 보고 한성봉만 찍고 원점회귀로 내려 올려고 계획을 하고 산행에

나섰는데 일행도 몇 되지 않는데 주행봉까지 같이 가자고 한다.

칼바위능선의 풍광이 정말 멋지다고.. 이번 산행의 백미라고 하면서 말이다.

오늘 코스가 어떤곳인지 미리 알았다면 절대 가지 않았을것이다. 내 체력이 얼마나 버텨줄지 알지 못하면서

그럼 한번 가보자 생각라고 산꾼들 틈에 느린 걸음이지만 정말 최선을 다하여 따라갔다. 하지만 어느순간 거리는 점점

차이가 나기 시작하였다. 앞서 가신분들이 간간히 기다렸다가 함께 좀 쉬고 또 발걸음을 떼고 하였다.

한성봉까지는 그렇게 따라갈만했다. 한성봉 찍고 좀더 내려가서 적당한 곳을 자리잡고 점심을 먹었다.

도시락 싸오신분, 김밥 싸오신분, 전투식량 싸오신분.. 점심도시락도 각각이 다르다.. 조금씩 서로 나누어 먹고, 푸짐하게

가지고 온 과일들도 꺼내어 먹고, 커피까지.. 집에 있었더라면 백퍼 침대에 뒹굴거리면서 게으럼을 피웠을텐데 이렇게 

나와서 좋은 공기 마시면서 마음껏 소리지르고 웃고 하니 얼마나 좋은지 ㅎ

오르고 내리고 밧줄타고 조금만 딴 생각해도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질 것 같은 칼바위 능선에 경치를 즐길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일행들은 저 만치 가고 이팀장님께서 기다리셨다가 사진도 찍어주시고.. 정말 감사했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얼마나 용을 썼던지.. 험준한 바위들을 오르고 내릴때는 정신 초집중~

로프도 있지만 바위를 잡고 오르고 내려야 하는 구간도 얼마나 많은지.. 팔힘, 다리힘 모두 다 사용해야 된다

이렇게 험한 산일줄이야 상상도 못했다. 뒤돌아 걸어온 능선을 보니 아득하였다. 언니가 우스개소리로 걸어온 저 만치 

봉우리에 100만원이 있다고 하면 가겠냐고 한다. 천만원을 준다고 해도 다시 되돌아 갈 기력이 없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ㅎ.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는데.. 앞서가는 걸음을 따라가기 힘들어지고 점점 처지게 되었다.

그치만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내 발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중간 지점에서

포기할 수도 없다. 느리더라도 가야한다. 앞서간 친구가 저멀리서 연신 이름을 불러주면서 어서어서 오라고 한다

가고있다고 소리질러 대답은 하지만 내마음과 몸은 따로놀고 있었다

칼바위능선을 지나 주행봉에 도착하여 즐겁게 단체 인증샷을 하고~ 이제 하산이다

내려오는 길도 만만찮다.. 얼었던 땅이 녹아 바닥이 미끄럽고 바위들도 많아서 조심조심 내려와야했다

종아리도 땅기고 발가락은 왜 그리 또 아픈지.. 양쪽 엄지발가락 바닥과 새끼발가락이 아프다

이렇게 발가락이 아픈적은 거의 없었는데.. 하산길에 발가락이 계속밀려 아프니 더 속도가 나지 않는다

(집에 와서 등산화를 벗었는데 아뿔사 깔창이 없는 신발을 신고 산행을 한것이다 ㅎ

깔장을 말린다고 빼놓고 넣지 않았는데 그것도 모르고 그냥 신고 나온것이다 ㅋ

깔창이 없으니 신발안에서 발가락이 자꾸만 밀린것이다. 발가락이 왜 아픈지 산행을 다하고 나서야 알게되었다 ^^)

앞서간 분들은 시야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내려가는 길이라 모두들 쉬지않고 부지런히 내려간다

이팀장님께서 중간중간 계속 따라오는지 체크하시면서 기다려 주셨다. 해는 점점 지고 있는데 발걸음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느릿느릿하게 움직인다.

나 때문에 모두들 산행시간이 많이 오버되어서 미안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무사히 산행을 마쳤으니 정말 다행이다. 내려와서 미안하단말을 얼마나 했는지 .. 저녁을 사겠다고 했는데

모두들 집에 가야되는 사정들이라 사양을 한다. 다음 기회에 함께 식사를 해야겠다

무모한 산행이었지만 참으로 오랫만에 뻐근하게 걸어보았다.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산이 되어버렸지만

고통을 잊고 언제 다시 오고싶어질지도 ㅎㅎㅎ

속도를 내지 못하더라도 함께 산행을 하여준 동료 직원들이 있어 완주를 하여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여러가지로 많이 힘들었는데 이번 산행으로 좀더 자신감도 생기고 나 자신의 본 모습을 기꺼이 다 보여 주면서

목젓이 보일정도로 고개젖혀 호탕하게 웃고 함께 즐거워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서 마음이 푸근하고 행복한 산행이었다. 

다음에도 우리 같이 산행가자 ~~

산행 들머리

 

뭐가 그리 좋으노 ㅎ

 

 

 

 

 

 

2015년 백화산 산행때의 모습~ 해맑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