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노고단)
* 일 자 : 2024. 3. 16.(토)
* 산행코스 : 화엄사탐방안내소 - 화엄사 - 연기암 - 참샘터 - 집선대 - 무넹기 - 노고단 대피소 - 노고단 -
노고단대피소 - 성삼재휴게소
* 함께 한 분들 : 13명
엄마품 같은 지리산에 들고 싶어 아침 4시에 잠을 깨어 산행 채비를 하였다
반찬 만들기 귀찮아 전날 밤에 준비해 둔 여러가지 야채들을 넣고 밥을 볶아서 점심을 준비하고
과일과 간식거리등도 챙겨 베낭에 담았다
3월이라 남쪽에는 따뜻하겠지 생각하고 아이젠은 넣지 않았다. 고산이라 눈이 남아있을꺼란 생각은 하지 않고서 ^^
6시에 시청에서 일행들을 만나 출발이다. 아직 이른 새벽이라 얼굴이 구분되지 않아 가까이 가서야 서로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차에 올랐다. 12인승이라 운전기사 포함 14명이 다 탈수가 없어 총무가 차를 한대 더 운전하여야했다.
3월 17일까지 구례 산수유축제가 개최되어서 산행을 하는 사람과 축제를 보겠다는 사람들로 나뉘었다.
축제를 볼까 살짝 망설였지만 그래도 오랫만에 지리산에 가보고 싶어서 산행을 선택하였다.
산수유 축제장에 잠시들러 구경좀 하고~ 노오란 산수유꽃들이 마음을 활짝열고 가볍게 만들어 준다.
화엄사로 이동하여 화엄사 경내 구경도 하고~ 하얀 매화, 붉디 붉은 홍매화.. 꽃피는 봄날 화엄사 경내에는
상춘객들로 북적북적한다. 내려올때는 성삼재로 하산이라 이곳은 지금 둘러 보고 올라가야된다.
여기 저기 아름다운 매화꽃곁에는 휴대폰, 카메라들이 그 모습을 담기위해 연신 셔트를 눌러댄다.
오래 즐기지는 못하고 산행길로 접어든다. 가벼운 마음으로 말이다 ㅎ
산행시작부터 돌계단이 가도가도 끝이 없이 계속 오름으로 이어진다. 평지도 없이 돌계단만을 딛고 오를려니
여간 힘이 든게 아니었다. 쉬었다 가기를 수십번 반복이다. 처음에는 일행들이 좀 기다려 주었지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어서 올라가라고 하고 내 패이스에 맞게 천천히 올라간다. 그래도 마음이 안되었는지 2명은 계속 기다렸다.
가기를 반복해 준다. 무거워진 몸이 문제일까? 몸에 근육이 줄어들어서 그런걸까? 내 호흡에 문제가 있는걸까?
산행을 자주 하지 않아서 일까? 이제 함께 가는 산행은 따라 갈수가 없어서 자꾸만 뒤쳐지게 된다.
한발 한발 내딛을때마다 살을 빼야되나.. 민폐인 산행에 따라오지 말아야 되나.. 이런 저런 생각들이 교차한다.
산행지도에 나오는 준족들의 산행시간이 예전에는 어느정도 맞았는데 이제는 그 시간은 내게서 멀어져버렸다.
나이가 들고 체력도 변하고 하는데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고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중간쯤에서 셋이서 점심을 먹고 또 걷기 시작한다. 경치가 없고 돌계단만 하염없이 이어지다보니 사진찍을 생각은
하지 않고 그냥 걷기만 한다.
앞서간 일행한테서 전화가 온다. 어디까지 왔느냐고~
가고는 있지만 이정표도 보이지 않고 그냥 가고 있다고만한다 ㅎ
길고 긴 돌계단이 끝나고 차량이 지나다닐수 있는 임도가 나온다. 응달이라 그런지 눈이 아직 남아있어 질척거린다.
노고단 대피소까지 올라가니 선두가 기다리고 있고 일부 일행은 노고단 정상에서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정상에 다녀오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정상다녀오는데 시간이 걸려서 나머지 일행들에게 민폐가 될까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2분은 다녀오라고 하고~ 난 그냥 내려가겠다고 하고 선두로 가신분과 운전해주신 분과 같이
이런 저런 얘기 하면서 성삼재로 내려왔다.
우리를 운전해 주신 분과 얘기하다보니 완전 산꾼이심을 알게 되었다. 함께 산행을 한 적은 없었지만 얘기 속에 흘러
나오는 산행 얘기를 듣다보니 대단하신 분이란걸 알게되었다 ㅎ
두런 두런 얘기를 나누고 내려오다보니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면서 목도 축이고 있으니 정상에 갔다가 내려오는 일행들이 보인다.
힘든 산행을했으니 하산주도 한잔 하여야 되서 화개장터로 향하여 식당을 잡고~
꽃구경 가신분들도 축제장에만 있지 않고 화엄사도 구경하고 성삼재쪽에서 올라 노고단까지 갔다가 내려오셨다고 한다
함께 합류하여 도토리 묵과 감자전, 튀김을 시켜서 막걸리와 맥주로 피로를 풀었다.
저녁시간도 다 되어가고 집에까지 올려면 늦어질것 같아서 비빔밥과 재첩국으로 저녁도 든든히 먹고 이동하였다
기사분께서 가는길에 산수유 시목이 있으니 그곳에 잠시 들렀다 가자고 하신다. 산수유 축제보다, 노고단 정상에
다녀온것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을거라고 하시면서 말이다. 난 몸이 피곤하고 만사가 귀찮아 그냥 집에 가고싶지만
모두들 의견이 한번 가보자고 해서 따라 내려 산수유 시목이 있는곳에 가보니
1000년이 넘은 산수유 나무와 이순신장군 백의 종군로에 대한 벽화도 잘 조성되어 있어서 역사 공부도 하고 ㅎ
오길 잘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피곤한 몸을 의자에 기대에 잠을 청하여 보지만 잠이 들지 않는다. 눈만 감았다 떴다 하면서 불편한 몸을 이리저리
뒤척뒤척한다. 어서 집에 가서 뜨껀한 물로 샤워하고 침대에 들고 싶은 생각만 난다
아침 새벽부터 제대로 잠못자고 늦은 밤까지 고생을 하였지만 함께 한 일행들이 있어서 즐거웠다
산행을 하면서 수많은 생각들이 들고 나고 하면서 지리산속에서 힘들었던 시간들이 나의 앞날에 자양분이 되어
앞으로 더 성숙한 길로 나아갈수 있게 해 주겠지 ^^
조금씩 비워내자 너무 많은 욕심은 나를 상하게 할테니 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그치만 포기는 말고 말이지 ㅎㅎ
따뜻한 봄날~ 지리산 산행~ 참 행복했다^^
(2011년 시청균선회 성지순례)
(2016년 일봉산악회원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