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시 : 2012. 2. 18.
* 산행코스 : - 천동리 - 천동쉼터 - 주목군락 - 비로봉(1,439.5m) - 어의곡리
* 함께하신분들 : 시청산악회 산벗님
소백산!! 예전 친구들과 겨울산행 하였을때 무지하게 추워서 오들오들 떨면서 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몇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백산 산행은 추위로 기억될 듯 하다 ^^
아침 등산 채비를 하고.. 예전에는 산에 간다고 하면 신랑이 무지하게 이해를 안 해주었는데..
이제 마눌 소중한 줄 아는지.. 과일도 챙겨주고 한다
기분이 꽤 좋다 ㅎㅎ.
아침 7시 시청을 출발하여 10시쯤 산행 들머리 천동리에서 오름이 시작된다.
눈이 녹고 얼어서 길이 반들 반들하다. 걸을만 하여 아이젠 착용없이 그냥 걷는다.
한참을 가니 자꾸만 미끄러지지 않을려고 발에 힘이 들어간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아이젠을 착용하고 또 걷는다.
조망이 없는 눈길을 계속 걷기만 한다. 보이는 것은 일부 등산객들.. 그리고 눈쌓인 등산로..
하염없이 오르고 또 오르고.. 아무 생각이 없다.. 그져 걸을 뿐..
나와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힘들어도.. 숨이 턱에 차도. 다리가 뻐근하게 조여와도..
걸어야만 한다. 포기할 수 없는 시간이다. 누군가 대신 해 줄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다.
오로지 내 두 다리로 오름을 이어 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한참을 오르고 만난 주목이 눈을 시원하게~
조여왔던 마음을 확 뚫어 준다.
살아천년 죽어천년~~ 멋진 주목에 잠시나 세상살이를 떠올려 보고..
다시 출발이다. 비로봉 정상을 위해 오르는 계단.. 불어오는 바람이 장난 아니게 매섭다.
온통 사람들이 얼굴을 꽁꽁 싸매고.. 무서운 바람을 안고..등지고..
옆으로 몸을 돌리고 하면서 한계단씩 오르고 내리고 한다.
사진을 찍을 생각은 엄두도 없다. 그냥 어서 어서 정상에 도달하고 싶은 마음 뿐..
매서운 바람을 뚫고 정상에 도착하였더니 그 곳에서는 더 무시무시한
칼바람이 사정없이 온 몸을 휘 갈기듯이 마구 휘젓고 있다..
백의 멋진 산새를 여유롭게 볼 여유가 없다. 정상에서의 잠시 기념 촬영을 하고..
바삐 하산을 한다. 능선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그대로 다 온 몸으로 맞이한다.
숨이 멎을듯.. 다 감싸지 못한 볼 사이로 바람이 헤집고 들어와 정신을 아득하게 만든다.
정말이지 어떻게 그 차가운 바람을 설명해야 할지..
그 맛을 보지 못한 사람들을 알지 못하리라 ㅎㅎ
바삐 내려와서 조금 바람이 덜 한 곳을 찾아 점심 식사를 한다.
모두들 추워서 빨리 내려가고 싶은 생각뿐..
진짜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후딱 해치우고 바쁜 걸음으로 하산을 한다. 한 마디의 말도 이어가지 않는다.
그져 몸만 바삐 아래로 아래로 내려 보낼뿐..
그렇게 힘든 칼 바람을 마주하고 나서 마시는 시원한 막걸리 한 잔..
정말이지 꿀맛이 이런 맛일까 캬~~ 소리가 절로 난다ㅎㅎ 달디 달다.
뜨껀하고 칼칼한 두부찌개가 속을 시원하게 녹여준다
소백산 정상의 그 날카로운 칼바람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정상은.. 그렇게 외롭고 황량한 바람을 맞으면서도 꾿꾿하게 지키고 있다.
마음 어디선가 뜨거운 무엇인가가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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